Taster's maxim 신과 무지, 그리고 휴머니즘 2018/06/29 11:33 by yorq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성(神聖)의 개념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서 다음과 같은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 감추어진, 동떨어진, 미지의 원인으로 인한 현상에 접하게 될 때, 사람들은 ‘신(神)’이란 단어를 흔히 사용한다. 기존 원인의 자연적 근원인 이치의 샘이 손에 잡히기를 거부할 때, 사람들은 이 신이라는 용어에 자주 기대게 된다. 원인에 이르는 실마리를 놓치자마자, 또는 사고의 흐름을 더 이상 쫓아가지 못하게 될 때 우리는 그 원인을 번번이 신의 탓으로 돌려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때까지 해 오던 원인 탐구의 노력을 중단하고는 한다. …… 그러므로 어떠한 현상의 결과를 신의 탓으로 돌리기만 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의 무지를 신으로 대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고 하겠는가? 이제 ‘신’은, 인간이 경외심 가득한 마음으로 듣는 데 익숙해져 버린, 하나의 공허한 소리일 뿐이다.

— 폴 하인리히 디트리히 홀바흐 남작, 『자연계』, 17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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