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걷다 보면 왜 울산과 현대가 거의 동의어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 귀로 듣던 뉴스들이 피부에 와서 달라붙는 것인데, 도시 곳곳에 현대 xx학교, 현대 xx아파트, 현대 xx공원, 현대 xx병원... 온갖 것들에 현대, 현대, 현대다.
최근 보도되는 본사 이전 문제로 길가에는 핏빛 현수막이 가득하고, 현대중공업 건물에는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다.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되는 것이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쓰인 표어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모를 일이나 아마 왕회장의 워딩 아닐까 싶은데, 자기와 자기가 몸담은 조직을 국가와 동일시하는 사고가 오늘날에 얼마나 유효할까. 그러한 사고가 비극을 낳은 일이 허다하니 그 표어가 거북한 사람도 있을 테고, 완전 당연한 말에 무슨 토를 다느냐고 역정 내는 사람도 있을 터다. 그게 맞냐 틀리냐, 폐기하냐 마느냐를 신선놀음하듯 따지고 들기 전에, 뭇사람들은 이미 그런 사고, 그런 신념을 몹시 맹렬한 삶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내가 초딩 때 왕회장 자서전이 나와서 "어머 이건 꼭 사야 해"하는 마음에서 아빠랑 서점 가서 그 책을 샀다. 표지에 있던 왕회장 얼굴이,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책 제목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초딩은 무슨 심보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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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그럼 왕회장의 워딩이 아니더라도, 그 시대의 비장하거나 활력 넘치는 상식이 오늘 날까지 계속 적혀있는 거구나 하고 생각하면 될까요?